칼럼 체질 음식표
칼럼 2026년 7월 27일

체질도 바뀌나요?

김형준
김형준 대표원장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환자 얘기를 들어보면 어릴 때는 추위도 많이 탔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위를 탄다. 몸이 달라졌으니 체질도 달라진 것 아니냐. 합리적인 추론이다.

또한 체질개선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다보니 의문을 가질만하다.

동의수세보원

동무 이제마 선생 초상
동무 이제마 초상

1894년 이제마가 책을 집필했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이다.

두번째 장 「사단론(四端論)」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人稟臟理 有四不同
사람이 장부의 이치를 타고나는데, 넷이 서로 같지 않다.

핵심은 두 번째 글자다. 품(稟). 타고난다는 뜻이다. 이제마는 체질을 후천적 상태가 아니라 선천적 구조로 못 박았다.

거기다가 체질은 유전된다. 자녀는 엄마 체질 아니면 아빠 체질이다.

10여년 전 엄마 아빠와 같이 온 학생 체질이 엄마, 아빠와 달랐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재혼한 부부였다. 현재 부부의 체질이 아닌 전 배우자의 체질과 같은 경우였다.

서로 다른 환경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단지 그 체질 안에서 몸 상태만 바뀔 뿐이다.

소양인을 한 명을 30년동안 더운 사막에서 살게 하고, 한 명은 30년 동안 추운 남극에서 살게 하자.
사막 소양인은 열이 많은 소양인, 남극 소양인은 몸이 찬 소양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소음인을 한 명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음물 500cc를 먹게 하고, 한 명은 더운 뜨거운 물 500cc를 먹게 해보자.
같은 소음인이지만 1년도 안되 둘의 몸 상태는 크게 차이가 나 있을 것이다.

DNA

이중나선 구조의 DNA

현대 양의학의 대답도 비슷하다.

DNA 염기서열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그 유전자가 얼마나, 언제 작동하는지는 바뀐다. 후성유전학이 다루는 영역이다.

2014년 1월 《네이처》에 실린 하버드 연구진의 실험을 보면, 참가자에게 완전한 동물성 식단과 완전한 식물성 식단을 차례로 먹였다. 장내 미생물 군집은 하루 만에 재편됐다. 사람마다의 차이보다 식단이 만든 차이가 더 컸다.

몸은 이렇게 빨리 바뀐다. 유전자는 그대로인 채로.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바뀌는 것은 한열(寒熱)과 조습(燥濕, 체중변화), 허실(虛實), 곧 몸의 상태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이렇게 답한다.

"체질은 안 바뀝니다. 단지 몸 상태가 바뀔 뿐입니다. 내가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에 따라 몸 상태가 바뀌는 것입니다. 체질개선이란 체질 안에서 몸 상태가 개선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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